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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과학에세이] 중성자로 암 치료 시대가 오고 있다 /채종서
작 성 자 관리자

뇌종양 새 치료기술…日은 임상실험 실시, 우리는 중도에 종료

- 연구 계속 했어야

며칠 전 일본의 스텔라케미파와 스미토모중공업은 중성자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새로운 치료법의 임상 실험을 실시한다고 발표하였다. 이 방법은 가속기로 만든 열중성자를 인체의 머리 부분에 쬐면 미리 뇌종양 부위에 주사해 놓은 붕소 화합물과 반응을 일으켜 뇌의 암세포만 공격하는 치료법이다. 이로써 병원에서도 중성자 포획 치료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 조만간 상업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사실 뇌암의 치료 방법은 선택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수술을 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뇌라는 특수 부위라는 특성으로 국소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외에 감마 나이프나 사이버 나이프를 사용하지만 종양의 크기에 제한이 있어 치료 범위가 넓지 않다. 따라서 중성자 포획 치료법이 주목할 만한 효과를 보인다면 이는 뇌암 치료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환점을 이룰 것이다.

사실 중성자 포획치료법은 일본에서 처음 개발된 것은 아니다. 1936년 미국의 로처 박사가 이러한 방법을 제안하였고 여러 사람들이 이에 대한 동물 실험을 수행하여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 실제 임상 치료를 위하여 1959년 미국의 브룩헤이븐국립연구소는 의료연구용원자로인 BMRR을 건설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임상치료를 받은 많은 환자들이 중성자에 의한 부작용으로 생존율이 극히 저조하였다. 원인을 분석하여 보니 뇌 종양 조직에 축적되어야 할 붕소 화합물이 정상조직에 다량 분포되어 있어 중성자 조사 시에 다량의 알파선으로 인하여 정상조직이 파괴되는 일이 발생하여 환자의 사망률이 높아졌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하여 미국에서는 붕소중성자포획치료법은 중지 되었다.

그러나 일본은 이러한 치료법의 문제점보다는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그들은 종양에 분포율이 높은 붕소화합물을 개발하여 교토대학과 일본 원자력 연구소를 중심으로 치료율을 높이는 성과를 내기 시작하였다. 이후 이 치료법은 미국을 비롯해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으로 퍼지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말에 당시의 과학기술부 원자력 중장기 사업으로 원자로에 의한 붕소중성자포획치료 연구를 시작하여 한국원자력연구소와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공동으로 연구를 시작하였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중성자 특성이 좋은 '하나로'라는 30메가와트 고출력 원자로를 가지고 있어 중성자 치료에 매우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동물 실험을 한 결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였다. 많은 기대와 함께 많은 돈을 들여 시설을 준비였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던 탓에 중성자 치료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였다. 그 후 하나로의 중성자 빔포트는 다른 용처로 이용되기 시작하였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원자로에 의한 붕소 중성자 포획 치료에 대한 언급은 마치 금기처럼 되었다. 그만큼 실패에 대한 냉혹한 연구계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하였다. 이후 가속기라는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는 연구과제가 시작되었다.

2005년에 한국에서도 가속기를 이용한 붕소중성자포획치료 핵심기술 개발을 수행하였다. 이것은 원자로 대신에 가속기로 중성자를 만들어 환자에게 조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기술의 장점은 중성자 치료를 위하여 원자로가 설치되어 있는 장소로 환자를 이송하여야 하는 불편한 점은 없애고 기기를 병원에 설치하여 언제든 치료 가능한 기술이므로 획기적인 기술이었다. 당시에 일본도 이러한 연구를 하였고 영국도 이러한 유사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러 이유를 들어 설계 연구까지 수행하는 것으로 연구를 종료하였지만 일본과 영국은 장치 제작까지 완성하여 동물 실험은 물론 임상 실험에 이른다고 발표한 것이다. 

연구는 모름지기 끈기와 열정으로 지켜보아 줄 때 좋은 성과가 나는 것이다. 약간의 실패와 좌절을 격려하지 않고 몰아세움으로써 과학 기술자들을 주눅들게 한다면 어떤 새로운 시도는 없다. 이번에 일본의 중성자 임상 치료를 축하하며 우리 자신도 다시 한 번 새겨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성균관대 교수 전자전기공학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2012-09-10 20:18:15